종전 후에 퍼진 UFO 등장 목격담
1950년대에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계 곳곳에는 UFO를 목격했다는 뉴스, 인물들이 우후죽순 나타났습니다. 이 때 UFO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는 외계존재들의 메시지도 함께 퍼졌는데, 평화와 우주적 사랑을 강조하는 우주 멘토들이 할 법한 말들이었습니다. 당시 극소수가 목격했던 UFO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뉴스는 전 세계에 고루 퍼졌고 사람들은 새로운 존재 등장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겠으나 평화를 말하는 그 메시지가 마음에 와 닿는 면이 있었을 것입니다. 큰 전쟁이 끝난 후였기 때문이죠.
융은 UFO가 실제 사물이거나 대상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낸 환상일 것이라 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세계대전이라는 큰 전쟁을 겪은 사람들이 불안을 해소하고싶은 심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기존에 믿어왔고 문제 해결의 중심이 되어주었던 종교, 토착 신앙들은 큰 전쟁의 방패막이 되어주지 못했습니다. 불안으로 부터 거리를 갖지 위해서는 새로운 신뢰의 대상이 필요했고, 이것은 전 지구적으로 같은 열망이었을 겁니다. 즉 UFO환상은 지구 단위 전쟁으로 불안에 떨고 있는 인류를 지구 밖 우주로부터 날아와 도와주는 나름 설득력있는 환상인 것입니다.
환상이 필요했던 상실에 빠진 사람들
환상은 본래 의지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속 본능에 바탕해 생성되는 자동적인 투사 현상입니다. 당시 큰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심리적, 정신병리적 문제를 호소하고 있었고, 이와 같은 병리적 현상은 의식이 전쟁이라는 큰 상실과 분열로 인해 모든 것을 갖고 있는 무의식에서 도움을 찾으려는 열망을 낳게 됩니다.
이 열망은 집단 무의식 속에 담겨 있었고, 많은 인류가 원하는 심리적 보상 즉 UFO환상을 보거나 믿거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해 줍니다. 이 모든 것은 투사 행위이고, UFO목격자들이 내놓는 외계인들의 메시지 속 욕구가 우주를 개척하고자 하는 지구인들의 욕구와 닮아있는 점도 우리의 투사가 반영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선 속 우리보다 더 많은 것을 아는 존재, 외계존재는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실행할 수 없었던 우주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우리 귀에 들려줌으로써 마치 중세시대 천사를 접한 수도자의 마음처럼 무의식에 보상이 일어나고, 마음에 일정한 평화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융은 이 환상 속의 UFO가 원형, 구형을 닮은 경우가 많은 것을 지적합니다. 즉, UFO가 산스크리트어로 '원'을 뜻하는 '만다라'를 상징한다는 것입니다. 고대로부터 '원'은 신성한 것으로 연금술의 소우주, 태양의 수레바퀴, 경계짓는 주체, 재앙을 막아주는 주체의 상징이었고, 분석심리학에서 '만다라'는 마음의 전체성, 마음의 내 외부를 보호하고 성장하게 하고, 지켜내고, 내적인 갈등, 대극을 합일(융합)시키는 전체성의 상징입니다.
성공적으로 집단 무의식에 새겨진 환상의 UFO
요즘 시대에 목격되는 UFO는 공개되지 않은 군의 최신 기술에 해당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 물리적인 실체가 아니면 설명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기에 UFO가 목격되던 1950년대는 분명 무의식의 보상 요구가 빗발치던 시대정신이 있었고, 공교롭게도 UFO가 그 시대정신에 꼭 맞게 부응해 준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과거의 사례를 되짚어보면, 한 때 종교적 성인의 환상을 보았다는 종교지도자는 흔적으로 성화를 남기거나, 환상에 대한 기록을 작성, 유포시켜 새로운 종교를 파생시키기도 합니다.
이처럼 만약 누군가가 1950년대 우리에게 환상이었던 UFO의 이미지를 꼭 닮은 물리적 무언가를 만들 수 있고, 이것을 활용하여 모종의 목적을 위해 쓴다면 그 목적은 꽤 성공적으로 달성될 거라 추측합니다. 이미 UFO는 1950년대 이후로 여러 매체와 방법을 통해 우리 모두의 무의식에 새로운 원형으로 새겨져 있기 때문입니다.
UFO의 존재 여부를 떠나 융의 UFO에 대한 고찰에 대해 살펴본다면, 환상과 원형투사에 대한 현대적 이미지 적용이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한 수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책<< "현대의 신화" /저자: 칼 구스타프 융/솔 출판사 >> 를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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