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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무의식이 연결되어 있다는 '전체성'

A는 오늘 비행기가 추락하는 꿈을 꾸었는데, 그다음 날 지구 어디선가 실제 비행기가 추락했습니다. B는 호랑이 두 마리가 물에 빠지는 꿈을 꾸었는데, 며칠 뒤 B의 집 앞 계곡 물에 호랑이가 상징인 대학에 소속된 학생 두 명이 빠졌고, 그중 한 명은 사망했습니다. C는 환자 D가 꿈속에 나타났던 황금빛 풍뎅이에 대해 말하는 중 창문에서 쇠똥구리가 내는 소리를 듣고 발견해 D에게 건넵니다. C는 칼 구스타프 융이고, 창문에서 나타난 쇠똥구리(Cetonia aurata)는 환자의 꿈 속에서와 같은 황금빛이었습니다.

흰 꽃 위에 앉아있으며 등부분이 황금빛인 초록 쇠똥구리
융과 환자에게 나타난 황금빛을 띤 쇠똥구리(Cetonia aurata)

분석심리학에서 융은 모든 사람들의 무의식이 연결되어 있음을 말하고, '전체성'이라 부릅니다. '전체성'은 '동시성'현상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위의 A, B, C 인물에게 나타난 일들이 '동시성'에 해당하는 사건들입니다. 세분하자면, A 꿈 속의 비행기는 '정신적 이미지'이고 다음날 실제 일어난 추락사건은 '물리적 사건'인데, '정신적 사건'과 '물리적 사건' 간에 유의미한 일치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하나는 정신에서, 나머지 하나는 물리적으로 일어난 사건인데 유사한 이미지, 유사한 시기를 가지고 있고 인과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연의 일치라고도 부를 수 있는 사건. 그것이 바로 '동시성'현상입니다.

'동시성 현상'에 대한 이해

'정신적 사건'이 빈번하게 감지되는 경우는 뇌파가 알파상태(7 ~ 14cps)일때 자주 관찰되며, 눈을 감고 있을 때, 명상할 때, 공상할 때, 조용히 산책할 때 알파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뇌파가 알파파일 때 의식은 힘을 쓰지 못하므로 의식에 따른 현상은 아닙니다. 즉 무의식이 의식보다 활성화된 상태이며 무의식에 존재하는 원형들이 의식에 잠시 밀려나와 '정신적 사건'이 감지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와같은 '동시성'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융은 우주의 목적 때문이라 설명합니다. 즉, 인간이 태어나 살다가 죽는 것은 하나의 의미를 갖고 있는데, 그것은 시간이 지나며 흘러가버리고 마는 사물, 의미를 흘려보내지 않고 인식해 세상에 흔적을 남기고 가는 것입니다. 한자로 표현하면 人文이 되겠네요. 인간이 이것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고, 우주의 질서와 원리를 의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무의식에서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무의식에 있는 것을 인식하고 의식에 표현하기 위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죠. 융의 생각입니다.

우주의 네가지 원리

이해를 돕기위해 융이 우주를 설명하는 네 가지 원리 불멸의 에너지, 시공 연속체, 인과성, 동시성을 살펴보겠습니다. 이 중 인과성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이죠.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유리잔을 떨어트리면(인) 깨집니다(과). 우리의 우주는  인과적이지 않은데 정신과 물리적 세계에서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동시성) 우리의 우주는 무의식의 에너지가 인과론적으도, 동시성 형태로도 영향을 미칩니다.(불멸의 에너지), 우리가 태어난 우주는 의식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갖고 있습니다.(시공 연속체) 불멸의 에너지 상태에 머물러 있을 것들을 인간에게 인과성, 동시성이란 자극을 주어 시공연속체에 표현하게 하는 것이 우주의 목적이라고 정리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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