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빈공간으로 올라오는 무의식
三十輻共一 當其無 有車之用(삼십폭공일 당기무 유차지용) : 서른 개 바퀴살이 하나로 모여 바퀴살통을 만드는데 가운데가 비어있어서 수레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바퀴살이 바퀴살 통에 모이고 이 둘을 합쳐 수레를 만들게 됩니다. 바퀴살 통이 비어있지 않았다면 바퀴살이 한데 모이지 못했을 것이라는 비유로 비어있음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埏埴以爲器 當其無 有器之用(연식이위기 당기무 유기지용) : 흙을 빚어 그릇을 만드는데 가운데가 비어서 그릇으로 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어있음은 무위(無爲)와 연결되는 것으로 무의식이 의식에 올라올 때 자연스럽게 무의식을 다루고, 충분히 다루어져 더 이상 의식에 있을 필요가 없어지면 다시 무의식으로 흘러가도록 두는 것입니다. 억압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라 말 할 수 있습니다. 의식에 빈 공간이 있어야 무의식이 올라올 자리도 생기겠지요.
鑿戶牖以爲室 當其無 有室之用(착호유이위실 당기무 유실지용) : 집에 문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가운데가 비어있어서 방으로 쓸 수 있습니다. 연속해서 비어있음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하면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깁니다.
무의식의 통로로 쓰이는 꿈에 접근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생각되는데, 제대로 꿈을 못 꾼다면, 무의식이 접근할 꿈이라는 통로가 사라지게 되고, 이렇게 무의식과 의식의 흐름에 문제가 생긴다면, 자아가 중심인 정신세계에 문제를 일으키는 건 아닐지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무의식이 의식을 제대로 기능하게 함
故有之以爲利 無之以爲用(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 : 이처럼 있음이 이롭게 되는 것은 없음이 있어서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있음과 없음을 두루 살펴 알아야 함을 말하고 있습니다. 특히 있음과 없음의 관계가 효용으로 이어지는 전체의 틀을 보길 지적하고 있는데요.
없음, 빈 것, 빈 공간, 무의식의 효용은 있음, 바퀴살, 흙, 방, 의식이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데 있다는 것입니다. 매우 중요한 지적으로서, 눈에 보이는 의식 세계를 제대로 기능하게 하는 것은 무의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